사랑하는 식스미스, 오늘 아침 입천장에 총을 쐈어. 내 짧고 찬란했던 삶의 유일한 연인이 있는걸 알잖아.
네가 나를 용서할 방법을 찾아내기를 빌어, 식스미스. 그렇게 떠나는게 아니었어. 상상하던 작별이 아니었어.
비비안 에어스는 위대한 음악가야. 그가 대작을 창조하게 돕도록 하는 거지.
식스미스, 네가 신음하고 머리를 가로저으며 동시에 미소짓고 있다는 걸 알아. 널 사랑하는 이유지.
식스미스, 난 요즘 아침마다 스코틀랜드 기념탑에 올라. 그럼 모든게 선명해져. 네가 이 찬란함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걱정하지 마, 다 괜찮아. 모든게 너무나도 괜찮아. 이젠 알아. 잡음과 선율 사이의 경계선은 그저 관습이라는 걸. 모든 경계선은 관습이야. 깨트려지길 기다리는.
사람은 어떤 관습이든 초월할 수 있어. 맨 처음 어떻게 하는지만 깨닫는다면.
이럴 때는 내 심장이 뛰는 걸 느끼는 것처럼 생생하게 네 심장박동을 느낄 수 있고, 헤어짐은 그저 환영일 뿐이라는 걸 알게 돼.
내 삶이 한계를 넘어 확장 되어 가.
케임브릿지에서의 우리의 마지막 날 밤을 회상하게 하는 광기 속에서 악보를 완성했어. 마지막 일출을 보고, 마지막 담배를 즐겼어.
전망이 이리도 좋으리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지. 그 낡아빠진 중절모를 보기 전까진.
솔직히 식스미스, 그 모자가 너를 좀 웃기게 보이게는 해도 그 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용기가 나는만큼 오랫동안 너를 지켜봤어. 내가 너를 봤다는게 우연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우리를 기다리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고 믿어, 식스미스. 더 나은 세상. 거기서 너를 기다릴게.
죽은채로 가만히 있는 시간은 짧을거라 생각해. 우리가 처음으로 키스했던 코르시카 별들 밑으로 나를 찾으러 와.
영원히, 로버트 프로비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