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이었다. 챰과 바란은 학교 대신 하품의 언덕을 찾아갔다. 그들은 난생처음 여행을 떠났다. 말린 과일과 빵, 물통 그리고 갈아입을 옷을 챙겨 남쪽으로 갔다. 가고 또 갔다. 끊임없이 걷고, 뛰고, 히치하이크를 하고, 길바닥에서 꼭 껴안고 잤다. 바란이 울면 챰은 그를 꼭 껴안았다. 온몸으로 누굴 안으면 자신의 몸 전체가 상처에 바르는 연고가 된 것 같았다. 그럴 때면 챰은 자신의 영혼이 바란의 피부 깊숙이 스며들어 그를 낫게 한다고 믿었다. 인간은 삶이라는 상처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보금자리이므로.